최근 저희 학교에 지능검사와 사회성검사를 하러 오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많이 보여서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희 학교에 이런 검사를 받으러 오는 이유는 정신지체인지 아닌지 확인 한 다음 특수교육 대상자로 편입을 시키기 위함입니다만...(전문적인 특수기관도 아닌 한 초등학교입니다.)
검사를 받았던 아이들 모두 정상적으로 학교 생활하고 있고 별 문제도 없었습니다.. 근데 자세한 내막을 알고 보니 정말 충격적이고 대한민국 교육속에 살아 남는게 참으로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검사를 받은 아이들의 지능을 보니 정신지체 기준에서 약간 미달되거나 기준에 상회하는 수준이었고, 사회성에선 정상적인 수치가 나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아이들을 특수교육 대상자로 편입을 시킬지에 대한 의견이 많이 분분했습니다.(사회성이 정상인 수준이라는건 행동과 말투 모든 것들이 일반 사회에서 생활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하는 수치입니다. 즉 지능만 좀 떨어질 뿐이지 사회생활을 잘 해내가고 있다라는 이야기죠.)
이 검사의 내막은 이렇습니다.
머지않아 중학교 3학년 일제고사가 행해집니다.
그런데 일제고사를 보면 성과금 제도라는게 있습니다. 상위 몇%의 학교에는 성과금을 주고 하위 몇%의 학교에는 지원금을 삭감하는 제도입니다. 그리고 성적이 안 나오는 아이들은 선생들이 무조건 구제를 해줘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일제고사의 성적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학교에서 수업능력이 떨어지고 성적이 안 나오는 아이들을 마구잡이로 특수교육 대상자에 편입 시키려고 한 것이였습니다. (특수교육 대상자는 성적에서 제외됩니다. 또한 특수교육 대상자가 되면 구제해줘야 할 의무도 없어지는 거구요.)
학교측에선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무리하게 학교 수업을 따라오는 것 보단 특수교육 대상자로 편입하면 여러가지 지원도 받을 수 있고 공부쪽에서도 좀 더 능률적이니 하는게 어떻겠느냐~라는 식으로 설명을 했다고 합니다.
물론 평균 10점 15점 맞는 얘들 아무리 수업을 해도 이해 못 하는 건 사실이고 학생에게 있어서 특수교육을 받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학교측의 말도 틀린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들을 가지고 있었으면 왜 진작에 그러지 못 했을까요?? 항상 학습부진아들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게 좀 더 특수교육을 일찍 받을 수 있었더라면 이정도로 되지는 않았을텐데...라는 겁니다. 애초부터 중1때나 중2때 이렇게 특수교육 대상자로 편입시켜 공부를 진행 했더라면 3년간 무의미하게 방치되는 일은 없을텐데 말이죠.. 갑자기 일제고사가 진행된다 하니 부랴부랴 급하게 진행하는 모습..사실 아이들을 학교에선 지켜야할 의무가 있는데 일제고사란게 얼마나 중요했으면 이렇게 처리했을까요...안타깝습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급하게 진행한 만큼 아이와 부모마음에 영원히 상처가 남는다는 겁니다.
사실 지금까지 자신이 장애인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 했고 이렇게 검사를 받을 거라곤 전혀 상상도 못 했을 겁니다. 실례로 한 학생은 내가 왜 이걸 받아야 하느냐면서 검사에 제대로 응해주지 않아 정말 골치 먹었습니다.(자존심의 상처 또한 엄청나겠죠..)
부모님 입장 또 한 똑같습니다. 다만 자기 아이가 공부에 흥미가 없고 못 하는 건줄 알았지 이렇게 특수교육 대상자로 몰릴 줄 알고 있었겠습니까? (부모님과 상담 또한 동시에 진행됐는데 굉장히 마음 아파 하셨습니다.) 특수 교육 대상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다른 친구들에게 알려지게 됩니다. 수업을 다르게 받으니까요..지금까지 날 정상인이라고 봐왔던 친구가 갑자기 장애인으로 본다면?? 이것 또한 엄청난 충격이고 당사자 또한 수치심을 느끼겠죠.
앞으로 교원평가가 실시되면 이러한 학생들은 더욱 더 늘어 날 예정입니다. 학습부진아가 많으면 당연히 평가에서 불리할테니까 말이죠... 그래서 저는 앞으로 이런 상황에 되는건 필연적이라 보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전문 상담 선생님과 상담을 하면서 천천히 결정할 수 있는 그런 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성적주위의 대한민국 교육 그 치열한 경쟁속에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 하고 있는 학습부진아들..아무쪼록 좋은 방안들이 나와 아이들 마음에 아물지 않는 상처가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긴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로 저는 특수교사 보조원 신분이며 이런 이야기를 할 위치나 입장이 아닙니다. 하지만 다시금 이런 일로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끄적여 본거니 깊게 생각하진 말아주세요*
'노자비심 > 노자비심's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이 없는 다음뷰의 규제내용...나보고 뭐 어쩌라고!?? (6) | 2009.10.12 |
---|---|
일본 유학시절 경험한 특이한 알바!!AV 자막 만들기 알바!! (10) | 2009.09.28 |
지금 현재 나의 몸 속 상태는!?? 오늘 대장,위 내시경 받고 왔습니다~!! (0) | 2009.09.24 |
*검은콩 프로젝트*사진有 탈모야 사라져!!체험기 시작 & 1주차 도전 - 1 By 노자비심 (2) | 2009.09.14 |
우연 찮게 일본 웹사이트에 제 블로그가 소개 됐네요~>ㅈ<! (2) | 2009.09.14 |